그리움이 머무는곳에

어느 가을날의 푸념...

임호산 2004. 9. 5. 12:15

스치는 바람이 제법 서늘하다.

무쇠라도 녹일듯한 지난 여름의 무더위는 어디로 사라진걸까?

흐르는 세월은 그 누구도 잡을수가 없나보다.

고개숙인 벼이삭들이 이제는 누렇게 색깔이 변해가고

하늘 높이 날아 다니는 고추 잠자리떼들이 한가롭게만 보인다.

가로수의 나뭇잎들도 서서히 푸른빛을 감추고

빨강 파랑 노랑색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유난히도 빨간색으로 물든 고추의 빛깔이

초록빛 잎사귀와 썩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불어오는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다시한번 스치는 바람은 야윈 볼을 애무하듯이

스치고 지나쳐 휑하니 사라져버린다.

구름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더 높아 보이고

수줍은듯 밝은 태양이 구름과 숨바꼭질하는가보다.

한들 한들 바람에 몸을 추스리는 코스모스의

꽃잎이 못내 안스러워만 보이는건 왜일까?

언젠가 바람에 꽃잎을 떨구면서

지난 여름을 마냥 그리워 하겠지...

가버린 세월들을 아쉬워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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